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햄릿’의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간단히 한줄로 말하면 아버지를 죽인 사람에 대한 복수를 하려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는 새드엔딩이다. 하지만 장애로 재해석된 새로운 ‘햄릿’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8명의 다운증후군 배우가 무대에서 왕관을 돌려가면서 씌워주며 다운증후군 장애인으로 느낀 욕망과 좌절을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햄릿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복수보다는 포용을 선택하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재해석하여 새롭게 구성한 페루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첼라 데 페라리는 극장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하이메 크루스를 알게 되면서 신경다양성(발달장애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 당사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햄릿이 중얼거린 “죽느냐, 사느냐”를 존재의 고민으로 풀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그래서 하이메 크루스를 비롯한 다운증후군 8명과 오랫동안 만나면서 작품을 완성하고 연기지도를 거쳐 새로운 햄릿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이 가능했던 것은 테아트로 라 플라사(Teatro La Plaza)가 2013년부터 새로운 연극 창작에 적극인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8명의 다운증후군 배우들은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내며 자신감있게 연기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장애 때문에 발생하는 다름을 코믹터치로 표현하여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관객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유도하여 연기를 시키고 무대 인사를 한 후에도 관객을 놓아주지 않고 무대에서 많은 것이 뒤엉켜 춤을 추는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서 장애와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즐거운 모습을 보여준 것은 큰 성과이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운영하는 모두예술극장에서 기획초청으로 한국 공연(5월 23일~25일)이 이루어진 연극 <햄릿>은 페루 극단 ‘테아트로 라 플라사’의 작품으로 대만 공연을 마치고 우리 나라에 왔는데 40여개국에서 공연을 했을만큼 세계적인 극단이다.
우리나라도 세계 순회공연을 할 수 있는 k-극단이 만들어져야 한다.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과 노련한 연기력을 가진 장애배우들 그리고 공연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세계 무대에서 장애인예술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방귀희 이사장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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